"못 배운 시골 늙은이한테는 함부로 해도 되느냐”는 말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밀양 할매, 할배들의 싸움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지더라도 선례를 남기기 위해 싸웠다고 그들은 말했다. 산 속에 하얗게 백발(白髮)이 박혀 있었다. 마치 꽃무더기 같았다.

밀양사태는 울산의 신고리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경남 창녕의 북경남변전소로 보내는 90.5킬로미터의 송전 선로 건설을 둘러싸고 일어난 갈등이다. 머리 위로 지나는 765,000V의 전압은 주민들을 불안에 사로잡히게 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컸다. 주민들은 사업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없었다. 정보는 차단됐고 피해 감수만이 강요됐다. 차단과 배제의 전략은 평생 선량하게 살아온 주민들을 자극했다. 주민들은 송전탑 부지에 움막을 짓고 공사를 막아섰지만 2014년 6월 11일 마지막까지 반대하던 4개 마을에서 경찰은 움막을 철거하고 주민들을 강제 진압했다. 많은 반대 주민들이 벌금과 소송, 트라우마에 시달려 치료를 받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2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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